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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ée du Sublime

L’art à la française

파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에 대하여

  • 작성자 사진: vous Ysuov
    vous Ysuov
  • 2025년 9월 6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5년 9월 9일


한 화면이 현대 미술의 좌표를 바꾸다
파블로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 MoMA 전경, 대형 캔버스의 전면적 구도
파블로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 MoMA 전경, 대형 캔버스의 전면적 구도

뉴욕 MoMA 전시실 모퉁이를 돌자마자 벽이 열리는 듯한 충격이 밀려옵니다. 대형 캔버스가 시야 가득 각진 몸체와 날 선 면들로 파고들고, 다섯 인물의 시선은 관람자를 향해 돌진합니다. 이것이 파블로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이 던지는 첫 인사입니다. 전통적 누드와 원근, 안정적 조형의 약속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화면은 해체되고, 보는 법 자체가 재설정됩니다. 이 작품 앞에서 우리는 1907년이 20세기 회화의 ‘원년’으로 새겨지는 이유를, 온몸으로 체감하게 됩니다.




작품 기본 정보
아비뇽의 처녀들 다섯 인물의 각진 포즈와 응시, 전투적 전면성
아비뇽의 처녀들 다섯 인물의 각진 포즈와 응시, 전투적 전면성

  • 작품명: 아비뇽의 처녀들 (Les Demoiselles d’Avignon)

  • 화가: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so, 1881–1973)

  • 제작연도: 1907년

  • 재료/기법: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 크기: 약 243.9 × 233.7cm

  • 소장처: 뉴욕 현대미술관 (MoMA, New York)



1907년 완성된 이 대작은 피카소가 청색·장밋빛 시기를 지나 세잔의 영향과 ‘원시미술’ 연구를 소화하면서, 입체주의(큐비즘)의 문을 여는 돌파구가 된 작품입니다. 파블로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이라는 키워드가 곧 ‘미술 혁명’의 동의어가 된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세잔, 이베리아, 아프리카 조각



피카소는 세잔의 후기 작업—특히 구조적 덩어리감과 다중 시점—에서 화면을 조립하는 새로운 문법을 보았습니다. 여기에 스페인 이베리아 석조 두상의 간결하고 단단한 형태, 파리 트로카데로 민족지 박물관에서 마주한 아프리카 조각의 가면성과 과감한 단순화가 더해집니다.


실제 아비뇽 거리 사진
실제 아비뇽 거리 사진

초기 스케치의 제목이 ‘르 보르델 다비뇽(Le Bordel d’Avignon, 아비뇽의 사창가)’이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피카소는 바르셀로나의 ‘아비뇽 거리(Carrer d’Avinyó)’를 오가던 청년 시절 기억을 동력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파블로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은 단순한 풍속화가 아닙니다. ‘누드를 어떻게 다시 그릴 것인가’라는 형식적 문제, 그리고 서구 시각성의 역사와 마주한 철학적 질문이 결합한 실험의 결과였습니다.




제국과 도시, 욕망과 불안
1900년대 파리의 모습을 담았다.
1900년대 파리의 모습을 담았다.

1900년대 초 파리는 식민지 전리품과 비서구 유물이 대거 유입되던 제국의 수도였습니다.

산업화와 도시의 팽창은 유흥·성매매·의학(성병 공포) 담론을 함께 키웠고, 인체를 바라보는 서구 시선은 욕망과 불안이 뒤엉킨 복합체가 됩니다.

파블로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은 이 시대 정서를 정면으로 응시합니다. 인체의 이상화·조화·미화라는 르네상스 이래의 규범은 종말을 맞고, 도시의 불안과 소비되는 육체, 낯선 문화에 대한 동경과 오해가 한 화면에서 충돌합니다. 작품은 미술관에 걸린 ‘그림’이기 전에, 20세기 초 유럽의 정신사적 초상입니다.




후기인상주의 너머, 입체주의의 문턱


마티스와 야수파가 강렬한 색으로 감각의 자유를 열었다면, 피카소는 형태의 재구성으로 지각의 법칙 자체를 흔듭니다. 세잔의 “자연을 원기둥·구·원추로 환원하라”는 통찰은 피카소의 귀에 ‘인체도 면과 각으로 다시 세울 수 있다’로 들렸을 것입니다. 이 작품은 뒤이어 조르주 브라크와 함께 전개될 큐비즘의 서막입니다. 원근법은 다중 시점에 흡수되고, ‘한 시점의 진실’은 ‘여러 시점의 진실들’로 해체됩니다. 파블로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이 동시대 작가들에게 거부·경외의 대상이었던 까닭은, 기술적 실험을 넘어 미술이 무엇을 ‘진실’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관한 규칙을 갈아치웠기 때문입니다.




작품 상세 해설


1) 구도: 폭발하는 전면, 끊어진 깊이를 표현한 파블로 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


아비뇽의 처녀들 얼굴과 몸체의 파편화, 살의 물성 대신 구조 강조
아비뇽의 처녀들 얼굴과 몸체의 파편화, 살의 물성 대신 구조 강조

화면은 무대처럼 얕아졌습니다. 전통적 원근의 후퇴는 거부되고, 인물들은 ‘앞’으로, 더 ‘앞’으로 전진합니다. 다섯 인물의 포즈는 고전 누드의 우아함 대신, 각진 면과 파편화된 관절로 구성됩니다.

왼쪽의 두 인물은 이베리아 조각의 간결함을, 오른쪽 두 인물은 아프리카 가면에서 온 날 선 가면성을 암시합니다. 관람자는 더 이상 안정적인 ‘관찰자’가 아닙니다. 파편화된 면들이 관람자의 시선을 전면에서 흔들며 공격합니다—이것이 파블로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 특유의 전투적 전면성입니다.



2) 얼굴과 시선: 응시의 정치학


오른쪽 두 인물의 아프리카 가면형 얼굴 클로즈업, 시선의 권력 전복
오른쪽 두 인물의 아프리카 가면형 얼굴 클로즈업, 시선의 권력 전복

파블로 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 작품내에 오른쪽의 두 얼굴은 가면처럼 뒤틀려 있습니다.

이는 단지 ‘이국적 장식’이 아니라, 시선의 권력을 전복하는 장치입니다. 누드를 ‘보아 온’ 서구의 시선이, 이번에는 ‘보여지는’ 자리로 밀려납니다. 응시는 역류하고, 관람자는 포식자가 아닌 피포식자로 전치됩니다. 그 순간 작품은 에로티시즘의 대상에서 벗어나, 시선과 권력의 문제를 전시장 한복판에 던집니다.



3) 색과 면: 살의 물성보다 구조의 논리


장밋빛·황토·군청 팔레트로 구성된 색면, 구조 중심의 색 사용
장밋빛·황토·군청 팔레트로 구성된 색면, 구조 중심의 색 사용

장밋빛·황토·군청의 제한 팔레트가 화면을 엮지만, 색은 피부의 감촉을 재현하기보다 구조적 단면을 드러내는 데 봉사합니다. 붓질은 부드러운 그라데이션을 거부하고, 날카로운 절단면으로 전환됩니다. 살은 살이 아니라 이고, 볼륨은 명암이 아니라 접합입니다. 이 논리는 곧 큐비즘의 핵심 언어로 확장됩니다.



4) 배경과 정물: 균열의 무대장치


큐비즘의 출발점으로서 면의 접합과 다중 시점 실험 디테일
큐비즘의 출발점으로서 면의 접합과 다중 시점 실험 디테일

중앙 하단의 정물(과일)은 관습적 풍요의 상징 같지만, 각진 칼날처럼 날렵합니다.

배경의 푸른 커튼과 구불거리는 선들은 공간의 일체감을 더하는 대신, 인체와 충돌하며 공간 자체가 분해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회화의 무대는 더 이상 ‘깊이’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파블로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은 한 장의 무대가 ‘장소’에서 ‘사건’으로 변한 순간을 기록합니다.



5) 제작 과정의 흔적: 수백 장의 스케치와 가설들


피카소 작업실 습작에 보이는 가면 스터디, 조형적 단순화 과정
피카소 작업실 습작에 보이는 가면 스터디, 조형적 단순화 과정

피카소는 이 작품을 위해 수백 장의 드로잉과 습작을 남겼습니다.

파블로 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내에 처음엔 남성 두 인물(의사·선원)이 등장하는 구상도 있었고, 포즈·마스크·정물의 자리도 수차례 바뀌었습니다. 최종본에서 남성들은 사라지고, 관람자만이 남습니다.

이 선택은 보는/보여지는 권력관계를 더 날카롭게 만들었습니다.

미완의 흔적들은 오늘의 우리에게 한 가지 사실을 환기합니다.

이 작품은 ‘하루 만의 파격’이 아니라, 오랜 사유의 공학으로 이루어진 구조물이라는 점을.




‘보는 법’을 바꾸는 용기
아비뇽의 처녀들 얼굴과 몸체의 파편화, 살의 물성 대신 구조 강조
아비뇽의 처녀들 얼굴과 몸체의 파편화, 살의 물성 대신 구조 강조

파블로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을 보는 일은, 익숙한 감상 습관을 잠시 의심하는 일입니다.

예술의 임무가 ‘예쁘게 그리기’에 있지 않음을, ‘진실’이 한 시점·한 방식·한 역사로 환원되지 않음을, 이 작품은 100년이 넘도록 증언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원시미술 수용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비판적으로 읽어야 합니다. 식민주의 동력 아래 ‘타자’의 형상이 서구 전위의 자원이 되던 역사를 기억하는 일은, 오늘의 감상 윤리를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혁신은 언제나 질문을 동반합니다—누가 보고, 누구를 소비하고, 무엇이 배제되었는가?




충격을 견디는 30초
1900년대 파리의 모습을 담았다.
1900년대 파리의 모습을 담았다.

MoMA에서 이 작품 앞에 서면, 먼저 멀리 서서 전체의 전면성과 리듬을 흡수하세요. 그다음 가까이 다가가 면과 선의 접합, 붓질의 방향을 따라가 보세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중앙으로 시선을 왕복시키면, 인체가 형태로—형태가 면으로—면이 다시 시선의 구조로 환원되는 과정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 30초가 끝나면, 당신은 이미 다른 눈을 갖게 될 겁니다. 그리고 문밖으로 나설 때, 파블로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이 왜 현대 미술의 출발점으로 불리는지, 몸이 먼저 이해하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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